01위자료는 손해배상금입니다.
이혼하면 누구나 위자료를 받는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적지 않습니다. 그러나 위자료는 혼인 파탄의 책임이 있는 사람(유책배우자)에게 청구할 수 있는 돈, 즉 손해배상에 해당합니다. 위자료를 지급해야 하는지, 지급받아야 하는지는 성별이나 재산 명의의 문제가 아니라, 혼인 파탄의 주된 책임이 누구에게 있는지에 따라 결정됩니다.
이혼의 원인은 다양합니다. 배우자의 외도처럼 결정적인 원인이 있는 경우도 있지만, 여러 불만이 오랫동안 쌓여 더는 함께 살기 어려워 이혼을 결심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상대방에게 잘못이 있을 때도 있지만, 단순히 서로 맞지 않아 이혼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배우자의 흠을 나열하더라도 그 흠이 위법이거나, 위자료를 인정할 정도로 중대한 사유가 아니라면 위자료를 받기 어렵습니다.
위자료는 이혼 소송과 함께 청구할 수도 있고, 협의이혼을 한 뒤 별도로 소송을 제기해 청구하실 수도 있습니다. 혼인의 무효·취소를 구하는 경우에도 위자료 청구는 가능합니다. 다만 손해배상 일반 원칙에 따라 과실상계가 적용되므로, 상대방에게 책임이 있더라도 본인에게도 책임이 있으면 그만큼 위자료가 감액되거나, 책임이 비슷하면 위자료가 인정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실무에서는 양쪽 금액을 따로 산정해 상계하기보다, 위자료 자체를 감액하거나 청구를 기각하는 방식으로 판단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경험상 위자료가 인정되는 경우는 한쪽 잘못이 매우 명백한 사안, 예를 들어 외도나 폭행 등이 있을 때가 대부분입니다. 특이한 사건이 아니라면 위자료 판결은 쉽게 나오지 않습니다.

02나오지 않을 위자료보다 현실적 판단이 중요
한 의뢰인께서 A4 50매에 달하는 진술서를 보내오셨는데, 정작 재산 이야기는 없었습니다. 위자료에만 집중하다 보면 더 중요한 재산분할을 놓치기 쉽습니다. 재산이 아주 적은 예외적인 경우가 아니라면, 위자료보다 재산분할의 액수가 쟁점이 되는 일이 훨씬 많고, 실제 소송도 재산분할 중심으로 진행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결혼기념일에 술을 마시고 귀가했다거나, 부모님 용돈 액수가 달랐다거나, 과거 연인의 이름을 잠꼬대로 말했다는 등의 사연은 당사자에게는 매우 속상한 일이지만, 법적으로는 큰 의미가 없을 때가 많습니다. 위자료를 청구하려면 그 사유가 이혼의 직접적인 원인이 되는 정도여야 합니다. 외도나 폭행은 사유가 될 수 있지만, 겁이 많아 놀이기구를 못 탄다 같은 사정은 이혼 사유가 되지 않습니다.
위자료와 직접 관련이 없는 사소한 흠을 다수 제출해 달라고 요청하는 경우가 많지만, 판결에 도움이 되지 않으면 오히려 쟁점을 흐릴 수 있습니다. 재산이 매우 적어 위자료 비중이 압도적으로 크지 않은 한, 위자료는 생각보다 핵심 쟁점이 아닐 수 있습니다. 상대방의 잘못을 법원이 인정해 주면 감정적으로는 위안이 되겠지만, 정작 중요한 재산분할이나 양육 문제를 제대로 챙기지 못할 위험이 있습니다.
현실적으로 가장 중요한 사안은 자녀의 친권자와 양육자 지정입니다. 이혼 후에는 한쪽은 자녀와 떨어져 지내고, 다른 한쪽은 홀로 양육해야 하므로 삶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다음으로 중요한 것은 재산분할입니다. 혼인 기간이 매우 짧거나 모은 재산이 거의 없는 예외적인 경우가 아니라면, 위자료 1천만2천만 원보다 재산분할 비율 1020퍼센트를 더 받거나 덜 주는 것이 체감상 훨씬 큽니다.
“돈이 문제가 아니라 잘못을 인정받고 싶다”는 마음을 이해합니다. 다만 재판에서는 결국 금전으로 환산해 판단합니다. 당사자에게는 매우 중대한 사유라도 제삼자의 눈에는 중요도가 낮게 보일 수 있어 위자료가 쉽게 인정되지 않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이혼 소송은 과거의 잘잘못을 따지는 기능도 있지만, 무엇보다 이혼 이후의 삶을 어떻게 설계할지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앞으로 어떤 재산을 확보할지, 아이들을 누가 어떻게 양육할지가 핵심입니다.

03언론과 TV드라마에서 비롯된 오해
여전히 이혼하면 남성이 여성에게 위자료를 주는 것으로 오해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또 이혼하면서 주고받는 모든 돈을 위자료로 생각하는 경향도 있습니다. 이런 오해는 언론 보도나 드라마의 영향이 큽니다.
예컨대 2020년 7월 무렵 다수 매체에서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이조스가 이혼하며 배우자 매켄지 스콧에게 아마존 주식 40퍼센트를 ‘위자료’로 지급했다는 보도가 있었지만, 실제로는 위자료가 아니라 당사자 간 합의에 따른 합의금이었습니다.
위자료와 합의금은 성격이 전혀 다릅니다. 위자료는 정신적 손해에 대한 배상금이고, 합의금은 명목과 무관하게 당사자 합의로 주고받는 금액입니다. 이혼하면서 위자료 액수를 정했다고 하더라도, 그 금액은 정신적 손해에 대한 것이고 재산분할은 별도로 계산해야 합니다.
두 개념을 혼동하면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A와 B가 이혼하며 A가 B에게 위자료를 지급하기로 합의했다면, 재산분할에 관해서는 별도의 합의가 없었다고 볼 여지가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이혼이 성립한 뒤라도 2년 안에는 재산분할 청구가 가능합니다. 만약 A가 “혼인관계를 완전히 정리한다”는 뜻으로 금전을 지급했는데 문구를 ‘위자료’라고만 적어 두었다면, 훗날 B가 재산분할을 청구할 때 그 금액이 사실상 재산분할금이었음을 A가 입증해야 할 수도 있습니다.
실무에서도 이런 사례는 드물지 않습니다. 상담에서 “이 사건은 위자료 인용이 어렵습니다”라고 말씀드리면 “그럼 저는 빈손으로 나와야 하나요?”라는 반응이 나옵니다. 이혼에서 오가는 모든 돈을 위자료로 오해하신 경우입니다. 반대로 “상대방이 잘못했는데 왜 재산을 나눠줘야 하나요?”라고 묻는 경우도 많습니다. 위자료는 혼인 파탄의 책임에 대한 배상이고, 재산분할은 부부가 형성·유지한 재산을 기여도에 따라 나누는 절차로, 서로 별개의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정리하면, 위자료와 재산분할은 독립된 청구입니다. 필요에 따라 각각 별도의 소송으로 제기할 수도 있고, 하나의 소송에서 함께 청구할 수도 있습니다.
내 사건에서는 어떻게 될지 궁금하다면
같은 쟁점이라도 혼인 기간, 재산, 자녀 상황에 따라 결과가 달라집니다. 자료를 가지고 오시면 사건에 맞춰 설명드립니다.
이 글은 작성 당시의 법령과 판례를 기준으로 한 일반적인 설명이며, 이후 법령이나 판례가 바뀌었을 수 있습니다. 사건마다 사실관계가 달라 결론도 달라질 수 있으므로, 구체적인 사안은 변호사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이 글을 읽거나 홈페이지로 문의하신 것만으로 위임 관계가 생기지는 않습니다.
오광균 대표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