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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혼소송 매뉴얼 · 이혼 절차와 준비 01 / 15

이혼을 하는 방법

글 오광균 변호사 · 대한변호사협회 등록 이혼전문변호사

이혼은 혼인신고처럼 쉽지 않습니다.

이혼을 고민하시는 분이라면 대부분 혼인신고를 해 보셨을 텐데요. 혼인신고는 비교적 간단합니다. 혼인 당사자 두 분이 함께 관공서에 가서 신고하시거나, 한 분이 다른 한 분의 신분증을 지참해 신고하셔도 됩니다. 혼인신고서의 빈칸을 채워 제출하면 접수가 완료됩니다. 다만 타인의 신분증을 무단 사용하거나 습득한 신분증으로 신고하는 행위는 범죄가 될 수 있으니 유의하셔야 합니다.

그런데 혼인신고가 접수되고 나면 취소도 어렵고, 이혼 역시 간단하지 않습니다. 접수한 날 곧바로 시청에 가서 취소하겠다고 하셔도 받아주지 않습니다. 혼인신고를 무효나 취소로 만들려면 재판을 거쳐야 하고, 혼인관계증명서에도 기록이 남습니다.

당사자끼리 이혼에 합의하셨더라도 정해진 절차를 거쳐야 하며, 곧바로 처리되지는 않습니다. 시청·구청·읍·면사무소에 이혼신고서 양식이 있지만, 이것만 제출한다고 이혼이 성립하는 것이 아닙니다. 가정법원의 협의이혼의사확인서나 이혼 판결문, 조정조서 등을 함께 제출하셔야 합니다.

협의이혼을 하시려면, 미성년 자녀가 없는 경우 최소 1개월, 미성년 자녀가 있는 경우 최소 3개월의 숙려기간을 거치셔야 합니다. 자녀양육 안내 교육을 의무적으로 받아야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상대방 동의 없이 일방적으로 이혼하시기는 어렵습니다. 상대방이 동의하지 않으면 소송을 제기해야 하며, 소송을 한다고 해서 항상 이혼이 인정되는 것도 아닙니다. 혼인이 상호 합의로 성립하듯, 이혼도 원칙적으로 합의가 필요합니다. 합의가 되지 않으면 복잡한 절차를 거쳐야 하고, 결국 이혼이 성립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제도가 지나치게 엄격하다고 느끼시더라도, 현행 법제가 유지되는 한 대한민국에서 이혼을 하시려면 법이 정한 절차를 따르셔야 합니다.

협의이혼을 할까 재판상 이혼을 할까

이혼 방법은 크게 협의이혼과 재판상 이혼이 있습니다. 부부가 이혼에 합의하셨다면 법률상 용어인 협의이혼을 진행하실 수 있습니다.

재판상 이혼은 부부가 합의하지 못해 소송이나 조정을 통해 이혼을 확정받는 절차입니다. 조정은 법원에서 조정위원 또는 판사의 중재로 당사자가 합의하면 확정판결과 동일한 효력이 생기는 제도입니다. 다만 처음부터 바로 합의되는 경우는 드물기 때문에,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보통 소송으로 진행합니다. 요약하면 협의이혼이 어렵다면 소송이 필요하다고 보시면 됩니다.

미성년 자녀가 있는 경우에는 양육자, 친권자, 양육비 분담, 면접교섭 등에 관해 모두 합의가 되어야 협의이혼을 하실 수 있습니다. 이 가운데 하나라도 합의되지 않으면 이혼 소송으로 가셔야 합니다.

재판상 이혼은 다음 여섯 가지 사유 중 하나 이상이 있어야 가능합니다.

  1. 배우자의 부정한 행위가 있었을 때
  2. 배우자가 악의로 다른 일방을 유기했을 때
  3. 배우자 또는 그 직계존속으로부터 심히 부당한 대우를 받았을 때
  4. 자신의 직계존속이 배우자로부터 심히 부당한 대우를 받았을 때
  5. 배우자의 생사가 3년 이상 분명하지 않을 때
  6. 그 밖에 혼인을 계속하기 어려운 중대한 사유가 있을 때

각 사유의 구체적 의미는 다음 장에서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한편 협의이혼 절차에서는 위자료·재산분할·양육비 등에 대해 법원이 내용을 정해주지 않습니다. 당사자 간 합의로 정하시거나 별도의 소송을 통해 확정받아야 합니다. 특히 미성년 자녀가 있는 경우 양육·친권·양육비·면접교섭에 관한 합의가 모두 이루어져야 협의이혼이 가능합니다.

위자료나 재산분할 등에 합의하셨다면 보통 각서나 합의서를 작성합니다. 다만 공증(정확히는 사서증서 인증)을 받았다고 하더라도 곧바로 강제집행이 가능한 것은 아닙니다. 약정이 이행되지 않으면 판결을 받아 강제집행을 하셔야 합니다.

따라서 모든 쟁점(위자료·재산분할·자녀 문제)에 대해 충분히 합의가 된 경우에는 협의이혼이 유리할 수 있으나, 하나라도 합의가 어렵다면 처음부터 재판상 이혼으로 진행하는 편이 시간·비용 면에서 더 유리할 수 있습니다.

협의이혼, 조정, 소송이 실제로 어떤 순서로 진행되는지는 이혼 절차 따라가 보기에서 내 상황에 맞춰 한 단계씩 확인할 수 있습니다.

협의이혼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부부끼리 이혼에 합의하셨다는 사실만으로는 이혼이 성립하지 않습니다. 법원으로부터 협의이혼 의사확인을 받으셔야 합니다.

  1. 부부가 함께 법원에 출석해 협의이혼의사확인신청서, 각자의 가족관계증명서와 혼인관계증명서를 제출합니다.
  2. 법원은 협의이혼 의사확인기일을 1차·2차로 지정해 통지합니다. 두 기일 중 어느 한 기일에 부부가 모두 출석해 확인을 받아야 합니다. 두 차례 모두 출석하지 않으면 취하로 간주됩니다.
  3. 미성년 자녀가 있는 경우 자녀의 양육과 친권자 결정에 관한 협의서를 제출해야 합니다. 양육자 지정, 친권자 지정, 양육비, 면접교섭 등에 관한 합의가 선행되어야 합니다.
  4. 기일에 출석해 진술하면 법원은 협의이혼 의사확인서를 교부하고, 미성년 자녀가 있으면 양육비부담조서도 교부합니다.
  5. 의사확인을 받았다고 바로 이혼이 확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부부 중 한 분이 3개월 이내에 시·구·읍·면사무소에 이혼신고를 해야 하며, 기한 내 신고가 없으면 절차를 다시 진행해야 합니다.

결국 협의이혼을 하시려면 적어도 두 번은 서로 만나실 가능성이 큽니다. 합의는 되었지만 대면을 피하고 싶어 변호사를 선임해 조정이나 소송으로 진행하면, 대개 협의이혼보다 시간과 비용이 더 들 수 있습니다.

협의이혼은 변호사가 대신 처리해 드릴 수 없습니다. 간혹 협의이혼 대행을 광고하는 곳이 있으나 실제로는 조정신청을 대리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변호사를 선임하셨더라도 조정기일에는 당사자 본인 출석이 원칙이지만, 관행적으로 변호사만 출석하는 것을 용인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혼조정신청을 먼저 해야 하나

조정은 당사자끼리 법원에 출석해 조정위원이나 판사의 중재로 합의를 이루는 절차입니다. 처음부터 조정을 신청할 수도 있고, 소송 도중 조정절차로 회부되기도 합니다.

가사소송법은 소송 전에 조정을 거치도록 하는 조정전치주의를 두고 있지만, 실무에서는 소송 전에 조정을 먼저 신청하는 경우가 많지 않습니다. 소송 이전에 조정으로 합의될 사안이었다면 애초에 협의이혼으로 해결되었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입니다.

소송을 제기하더라도 조정을 한 번쯤 거치는 경우가 일반적입니다. 재판부마다 운영 방식이 달라 조정을 먼저 진행하기도 하고, 재판으로 쟁점을 정리하고 재산 내역을 파악한 뒤 조정에 회부하기도 합니다. 경험상 후자가 더 흔합니다.

숙려기간을 단축하려는 목적으로 조정을 신청하는 경우도 있으나, 조정 역시 여러 절차를 거치고, 숙려기간을 우회하려는 시도를 방지하기 위해 기일을 늦게 잡는 경향이 있어 이혼을 서두르기 위한 수단으로는 적절하지 않을 때가 많습니다.

조정은 법정이 아닌 회의실과 비슷한 구조의 조정실에서 진행됩니다. 조정기일에 합의가 이루어지면 조정장(대개 판사)이 그 내용을 조정조서로 작성하며, 조정조서는 확정판결과 동일한 효력이 있습니다. 취소나 항소로 번복할 수 없고, 그 내용으로 강제집행도 가능합니다. 예를 들어 조정으로 위자료 1,000만 원 지급을 약정했는데 이행하지 않으면, 상대방의 예금이나 부동산, 동산 등에 대해 압류·경매 등 집행을 신청하실 수 있습니다.

위자료·재산분할 등의 합의 사항을 확실히 하고 싶으시다면, 단순 각서나 합의서 작성 후 협의이혼을 하는 대신 조정을 활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조정조서에는 강제집행력이 있어 분실 우려나 집행상의 불편을 줄일 수 있습니다. 또한 출국 일정 등으로 협의이혼 절차를 진행하기 어렵거나, 대중의 시선을 피하고 싶거나, 협의 과정에서조차 상대방과 마주치기 어려운 경우에도 조정을 고려해 볼 수 있습니다.

조정에서는 판결로는 정하기 어려운 세부사항(예: 재산분할금을 여러 차수로 나누어 지급하는 방식 등)도 당사자 합의로 정할 수 있습니다.

다만 변호사 성공보수 약정은 반드시 확인하셔야 합니다. 계약에 따라 다르지만, 조정이나 당사자 간 합의로 소를 취하하는 경우에도 성공보수가 발생하는 약정이 일반적입니다. 변호사를 선임하신 상태에서 합의를 진행하실 때에는 변호사 보수 약정까지 고려하셔야 예기치 않은 비용 부담을 피하실 수 있습니다.

기타 혼인 해소 사유

이혼 외에도 혼인이 해소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1. 사망: 부부 중 한 분이 사망하면 혼인은 종료됩니다. 이혼 소송이 진행 중이었다면 법원은 소송을 종료 처리합니다.
  2. 혼인의 무효 또는 취소: 두 제도는 요건과 효과가 다릅니다. 모두 소송으로만 가능합니다.
    – 혼인취소: 장래에 대해서만 효력이 발생합니다. 이미 배우자로서 하신 행위는 유효합니다.
    – 혼인무효: 애초에 부부가 아니었던 것으로 봅니다.

이혼 사유, 혼인 취소 사유, 혼인 무효 사유는 서로 다릅니다. 예컨대 이혼 사유에는 해당하나 혼인 취소 사유에는 해당하지 않는데 취소만 청구했다면, 법원이 자동으로 이혼 판결로 바꿔주지 않습니다. 청구 변경을 하지 않았다면 처음부터 다시 소송을 해야 하는 불이익이 생길 수 있습니다.

혼인 취소 사유(요지)

  • 혼인적령(만 18세) 미달
  • 미성년자 또는 피성년후견인이 부모 또는 성년후견인의 동의 없이 한 혼인
  • 근친에 해당하는 일정 범위의 인척과의 혼인
  • 중혼
  • 혼인 당시 당사자 일방에게 부부생활을 계속할 수 없는 중대한 사유가 있었음을 알지 못한 경우
  • 사기 또는 강박으로 혼인의 의사표시를 한 경우

혼인 무효 사유(요지)

  1. 당사자 사이에 혼인 합의가 없는 경우
  2. 8촌 이내 혈족(친양자 입양 전 혈족 포함) 사이의 혼인
  3. 당사자 사이에 직계 인척관계가 있거나 있었던 경우
  4. 당사자 사이에 양부모계의 직계혈족 관계가 있었던 경우

혼인이 취소되거나 무효가 되어도 기록은 남습니다. 혼인 사실이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혼인 기록과 무효·취소 기록이 함께 표시됩니다. 이는 제삼자와의 법률관계(예: 일상가사대리권)를 보호하기 위한 취지이기도 합니다.

기록이 남는 것을 지나치게 부정적으로 보실 필요는 없습니다. 혼인이 무효·취소된 이후 새로운 관계를 시작하면서 과거 혼인 사실을 숨기는 것은 법적·도의적으로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다만 관공서나 회사 등에 제출할 혼인관계증명서는 일반으로 발급받으시면 현재 유효한 사항만 표시되므로 과거 기록을 굳이 드러내지 않으실 수도 있습니다.

사실혼

혼인의사가 합치되고 공동생활을 하며 법률상 혼인을 금지하는 관계가 아닌데 혼인신고만 하지 않은 경우를 사실혼이라고 합니다.

사실혼에도 배우자로서의 의무와 책임이 상당 부분 인정되지만, 상속이나 인척관계 등 혼인신고를 전제로 하는 효과는 인정되지 않습니다.

사실혼은 별도의 이혼 절차가 필요하지 않습니다. 합의로 해소할 수 있고, 일방의 통보로도 해소될 수 있습니다. 법률혼과 달리 유책배우자도 일방적으로 사실혼 해소를 선언하면 관계가 종료됩니다.

상대방이 혼인신고에 협조하지 않는 경우에는 법원에 사실혼관계 존재 확인의 소를 제기해 판결을 받은 뒤 단독으로 혼인신고를 할 수 있습니다. 다만 우리나라에서는 사실혼이 일방의 부인만으로도 쉽게 해소되기 때문에, 혼인신고를 목적으로 이 소송을 제기하는 경우는 드뭅니다. 반면 국민연금·공무원연금 등에서 분할연금을 청구하기 위해 사실혼관계 확인을 구하는 사례는 비교적 많습니다.

사실혼을 일방이 부당하게 파기한 경우 위자료 책임이 발생할 수 있고, 사실혼 해소 후에는 재산분할 청구도 가능합니다. 자녀가 있다면 양육비 역시 청구하실 수 있습니다.

사실상 이혼

혼인신고를 한 법률혼 부부가 별거 등으로 서류상으로만 혼인 관계를 유지하고 실질적으로는 남남처럼 지내는 상태를 흔히 사실상 이혼이라고 부릅니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는 협의이혼(법원의 의사확인 후 신고) 또는 재판상 이혼(법원의 판결)이 있어야만 법적 효력이 발생하므로, 사실상 이혼 상태라는 이유만으로는 법적 이혼으로 인정되지 않습니다.

내 사건에서는 어떻게 될지 궁금하다면

같은 쟁점이라도 혼인 기간, 재산, 자녀 상황에 따라 결과가 달라집니다. 자료를 가지고 오시면 사건에 맞춰 설명드립니다.

이 글은 작성 당시의 법령과 판례를 기준으로 한 일반적인 설명이며, 이후 법령이나 판례가 바뀌었을 수 있습니다. 사건마다 사실관계가 달라 결론도 달라질 수 있으므로, 구체적인 사안은 변호사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이 글을 읽거나 홈페이지로 문의하신 것만으로 위임 관계가 생기지는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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